강아지의 하루 9
이      름
운영자 2014-06-02 20:37:50 | Hit :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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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타를 보러 손님이 오셨다.

여기에 오는 앳되어 보이는 분들은 대부분 실용음악과 진학할 학생 혹은 현재 실음과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학생 둘 중 하나다.

타일러와 탐앤더슨을 번갈아 보며 결국 타일러를 구매하겠다는 말에 가격 때문에 어머님과

통화로 이야기도 나누고 입금대기를 하며 상투적인 말을 던졌다.

"좋으시겠어요. 부모님이 기타 사주셔서."

그럼 보통은 "연습 열심히 해야지요." 류의 약간 멋쩍어하면서 약간 수줍어하면서

약간은 의지를 내비치면서 약간은 좋은 듯한 많은 감정이 섞인 투로 받는다.

그런데 오늘은 뿔테안경에 착해보이는 학생이 이렇게 받았다.

"......제가...이번에 세월호에 타있었거든요. 부모님이 열심히 살래요."

클리셰로 시작해 클리셰로 끝나는 대화가 갑자기 반전이 되었다.

점점 내가 약간 미안해지면서 약간 부끄러워지면서, 약간 슬퍼지면서 약간 의지를

내비치면서 약간 기쁘면서.. 많은 감정이 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했다.

대화를 더 길게 이어나가지는 못했다.

또 생각날까봐.

'구조' 가 아닌 '탈출' 한 그 학생은 보통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처럼 밝고 생기있진

않았다. 기분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잘 살아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입금확인을 하면서 아버님과 잠시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가슴이 져며왔다.


생각해보니 한번 안아줄걸 그랬네. 으이그 이 바보! 해삼! 멍게!

오늘은 강아지의 하루가 아니라 해산물의 일기다.


학생 미안해요. 글에 쓴다고 허락을 구하지 못했네 번호를 몰라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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